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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데뷔 '첫' 3시즌 410개...이의리, 리그 대표 '탈삼진 머신'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이의리(21)가 데뷔 세 번째 시즌에도 비범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지난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등판을 마쳤다. 총 28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 커리어하이를 해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다. 이의리는 올 시즌 1군 엔트리에서 4번이나 말소됐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휴식을 받은 한 번을 제외하면 부상 또는 부진 탓이었다. 특히 8월 말엔 프로 데뷔 뒤 문제가 없었던 왼쪽 어깨에 염증이 생기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물집이 잡히는 악재도 있었다. 하필 부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회 개막을 앞두고 겹친 탓에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의리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이들이 보란 듯이 호투를 이어갔다. 9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고, 이후 등판한 3경기도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냈다. 올 시즌도 이의리의 ‘탈삼진’ 생산 능력은 뛰어났다. 총 156개를 기록, 이 부문 전체 5위에 올랐다. 안우진(164개·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국내 투수 2위 기록이기도 하다. 몇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탓에 이의리가 소화한 이닝은 131과 3분의 2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경기당(9이닝) 탈삼진 부문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탈삼진 수 1위인 페디(10.43개)보다 더 높은 기록(10.66개)을 남겼다. 이의리는 2022시즌에도 161탈삼진을 기록, 안우진(224개)에 이어 국내 투수 2위에 올랐다. 부상과 손가락 문제 탓에 19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2021시즌도 93개나 잡아냈다. 이의리가 뛴 프로 무대 3시즌(2021~2023) 범위를 넓혀도 리그 정상급이다. 이의리는 총 410개를 기록, 안우진(498개) 케이시 켈리(424개) 데이비드 뷰캐넌(418개)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공동 5위는 400개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KT 위즈 고영표다. 안우진·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소형준(KT) 등 한국 야구 선발 마운드 미래로 평가 받는 투수들의 데뷔 첫 3시즌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이다. 안우진은 1~3년 차 주로 불펜 투수로 뛰며 프로 무대 적응기를 가졌고, 원태인도 데뷔 2년 차(2020) 5월부터 선발 투수로 안착, 데뷔 첫 3시즌 탈삼진은 275개에 불과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로 뛴 소형준은 원래 땅볼 유도형 투수. 그의 데뷔 3시즌 탈삼진은 294개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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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11년 만에 7연승인데…KT는 4년 만에 8G 연속 무승

KT 위즈가 올 시즌도 추운 봄을 보내고 있다. KT는 28일 홈구장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3 KBO리그 주말 3연전 1차전에서 9-10으로 석패했다. KT는 지난 20일 SSG 랜더스전 이후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패전이나 다름없었다. KT가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뒤 2번째다. 2019년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8연패를 당한 게 이전 기록이다. 당시 KT는 개막 35경기에서 11승 24패를 기록,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00패(단일시즌 기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준비된 사령탑’ 평가를 받던 이강철 감독을 향한 평가도 갈렸다. 하지만 이후 KT는 마운드 보직을 명확히 나누고, 주전을 구축한 뒤 반등했다. 2019시즌 창단 처음으로 5할 71승 2무 71패를 기록했고, 창단 최고 순위(6위)도 거뒀다. 2020시즌은 정규시즌 2위, 2021시즌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쉽게 말해, 이강철 감독 부임 뒤 가장 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도 불펜 난조 탓에 초반 승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불펜 주축인 김민수와 주권, 주전 3루수 황재균과 중견수 배정대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개막 초반 뜨거웠던 간판타자 강백호의 타격감은 차갑게 식었고, 2022시즌 홈런왕 박병호의 장타력도 소강상태다.22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6경기 연속 3득점 이상 하지 못할 만큼 타선이 가라앉았다. 25일 키움 1차전에선 상대 에이스 안우진에게 6회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도 흔들리고 있다. 1선발 웨스 벤자민은 26일 키움 2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줬다. 셋업맨 듀오(김민수·주권) 부재는 눈앞에서 연패 탈출에 실패한 28일 삼성전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 KT는 8회 초까지 0-8로 지고 있었지만, 이어진 8회 공격에서 단번에 8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불펜이 무너졌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9회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미래 클로저로 기대받는 박영현은 10회 초 등판해 사구와 고의4구,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자초한 뒤 이재현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KT는 10회 말 선두 타자 오윤석이 솔로 홈런을 치며 추격했지만, 후속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다시 1점 차로 졌다. 모처럼 타선이 터진 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T는 개막 전 5강 후보로 평가받았다.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2강 체제를 흔들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시범경기에서 불펜진 이탈 전력이 나왔지만, 이강철 감독이 잘 다져놓은 마운드 뎁스가 버텨줄 수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KT는 매년 봄에는 고전했다. 부상자들이 돌아와 정상적인 전력을 회복하면, 최근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승률 관리도 필수다. 일단 연패 탈출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29일 삼성 2차전에 나선다. 상대 선발 투수는 최근 KT전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강했던 원태인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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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두 번째 느낀 무력감...이정후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이정후(25)는 지난 2019년 출전한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KS)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가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에 4전 전패하며 우승을 내준 것. 이정후는 2019 KS 4경기에서 타율 0.412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4연패를 막지 못했다. 경기 뒤 만난 이정후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며 "이렇게 무기력하게 질 줄 몰랐다. 아쉬움만 남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늘 느낀 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같은 감정을 또 느끼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후 더 성장했다. 2021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2022시즌엔 수위 타자 2연패에 타격 5관왕(타율·타점·장타율·출루율·안타)까지 해냈다. 2022년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PO)부터 치러 KT 위즈와 LG 트윈스를 잡고 KS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우승 문턱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정규시즌 1위 SSG 랜더스에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밀렸다. 리그 최고 타자가 된 이정후지만, 다시 한번 밑(준PO·PO)에서 올라가 KS를 치러 업셋 시리즈를 해내는 게 버겁다는 것을 확인했다. 달라진 점도 있다. 이정후는 2022년 KS가 끝난 뒤에는 울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 숙인 팀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정후도 패배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선배들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자신까지 실망한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본 것 같다. 이미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했다. 이정후는 2023년 봄, 야구 인생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한국 야구팬의 기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출전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의 참사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호주에 7-8로 졌고, 숙적 일본엔 4-13으로 대패를 당하는 치욕을 맛봤다. 이정후는 잘했다. 한일전에서 메이저리거 투수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안타를 치는 등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이 흑역사를 썼고, 주축 타자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현저한 격차를 확인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아직도 충격이다.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분하기도 하지만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투수들의 공은 확실히 달랐다.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정후는 2017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일전에 나섰다. 2경기 모두 팀 패전을 막지 못했지만, 프리미어 대회에서 삼진을 당했던 일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올림픽에서 설욕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리거들까지 포진하며 100% 전력으로 나선 일본의 힘은 그도 처음 겪었다. 콜드패를 간신히 모면할 만큼 당한 것도 처음이다. 이번 패전은 앞선 두 경기와 달랐다. 이정후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삼켰을 것 같다. 한·일 수준 차이를 인정한 것으로 패배감을 대신 전했다. 수많은 문제점을 확인한 한국야구지만, 얻은 것도 있다. 실패를 경험한 이정후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원태인·강백호·김혜성 등 한국야구 현재이자 미래의 자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이정후다. 이들과 이번 치욕을 곱씹을 것이다. 2017년 KS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정후는 2022년, 같은 무대에선 같은 결과(준우승)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2023시즌 KS 우승을 노리며 말이다. 야구는 계속되고, 더 강한 일본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정후는 15일 소속팀(키움) 복귀 뒤 가진 인터뷰에서 "꼭 일본에 설욕한다는 마음보다는 우리의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대표팀) 선수가 부족한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더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독 추웠던 2023년 봄. 이정후가 훗날 이 시기 어떻게 기억할지 지켜볼 일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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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제구? 세대 교체? 이제 대표팀 선발 기준 1순위는 단연 '멘털'

야구대표팀 선발 기준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항목이 생겼다. 바로 멘털이다. 한국야구가 치욕을 당했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숙적' 일본에 4-13으로 완패했다. 먼저 3점을 냈지만, 바로 4실점 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4회와 8회를 제외하고 모두 실점하며 무너졌다. 4실점 이상 빅이닝만 2번이나 허용했다. 사실 초반 경기 흐름은 박빙이었다. 한국은 아시안 출신 선수 메이저리그(MLB) 최다승을 노리는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3회 3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강백호가 좌전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양의지가 홈런을 쳤다. 김하성이 상대 송구 실책을 틈타 만든 기회에선 간판선수 이정후가 깔끔한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2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김광현이 일본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라스 눗바와 곤도 겐스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다. 바뀐 투수 원태인은 '괴물'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일본 야구 2022시즌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내야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일본 리그를 평정하고 올겨울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함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사실 6회 초까지 흐름은 정상적이었다. 원태인은 펀치력이 있는 곤도 겐스케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지만 씩씩하게 투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장면이다. 3번째 투수 곽빈이 오타니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소강상태에서 내준 추가 실점은 아쉬웠다. 한국은 박건우가 6회 초 솔로 홈런을 치며 4-6, 2점 차로 추격했다. '약속의 8회'가 남아 있었기에 승리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 젊은 투수들이 주저앉았다. 6회 말 선두 타자 나카노 타쿠무를 상대한 2022시즌 신인왕 정철원은 '수비형 야수'인 그에게 3루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올라온 LG 트윈스 좌완 영건 김윤식은 3연속 사사구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호주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맞았던 롯데 자이언츠 클로저 김원중은 오타니에게 초구 체인지업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내줬다. 정우영의 투구엔 투지가 전해지지 않았고, 간신이 6회를 마친 뒤 나선 7회는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구창모가 안타 2개를 맞고 위기를 자초했다.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도 볼넷과 사구,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라서야 간신히 불이 꺼져다. 김윤식은 눗바에게 사구를 범했다가 '레이저 눈빛'을 받았다. 이의리의 공은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가 너무 커서 '선구안'이라는 게 불필요했다. 상황과 흐름을 생각해보자. 일본 타선이 강해서, 자신의 공으로 제압할 수 없어서 그렇게 흔들린 게 아니다. 일본전에서 부진하면 받을 쏟아지는 질타가 두려운 것이다. 야구는 한국 스포츠 넘버원 콘텐츠다. 비난조차 이겨내라고 구단은 몸값을, 팬들은 응원을 보낸다. 누릴 건 누리고, 정작 멘털을 잡아야 할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구위가 아니다. 제구도 아니다. 성적은 더욱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갖춘 선수. 한국이 일본을 잡으려면,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 베테랑과 신성을 가리지 않고 적용될 수 있는 얘기다. 안희수 기자 2023.03.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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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상자 속출, 경직된 선수 기용…출구 없던 삼성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삼성 구단은 '허삼영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한다'고 1일 발표했다. 허삼영 감독을 보좌하던 최태원 1군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내려가고, 박진만 2군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지휘한다. 삼성은 이날까지 38승 2무 54패(승률 0.413)로 리그 9위로 처졌다.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47승 1무 44패)와 승차가 9.5경기까지 벌어져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전반기를 구단 역대 기록인 11연패로 마무리했다. 후반기 첫 2경기마저 패해 연패 기록이 '13'까지 늘었다.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승리, 간신히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2승(2무 2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10위 한화 이글스, 7위 롯데 자이언츠와 홈 6연전이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졸전을 거듭했다. 11-10으로 승리한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선 9-3으로 앞서던 경기가 9-10으로 뒤집히기도 했다. 허삼영 감독은 2019년 9월 삼성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바 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선수(투수)로 입단했던 허 감독은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감독 선임 이전에는 삼성 전력분석팀장과 운영팀장을 겸임했다. 당시 하마평에 오른 감독 후보군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떨어졌지만, 구단이 추구하는 데이터 야구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허삼영 감독은 첫 시즌이던 2020년 8위(64승 5무 75패)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76승 9무 59패)로 삼성을 6년 만에 PS 무대로 올려놨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 원태인(14승) 백정현(14승)이 이끄는 선발진의 힘이 강력했다.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 베어스에 덜미를 잡혔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내부적으로도 "예상보다 좋은 순위로 마쳤다"라는 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2020시즌 성적에 고무된 삼성은 지난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내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포수 강민호와 투수 백정현을 각각 최대 36억원과 38억원에 잡았다. 두 선수 모두 예상을 깨고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았고, 총액도 상승했다. 무엇보다 FA를 1년 앞두고 있던 외야수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연봉 총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에 미리 계약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 뷰캐넌과 타자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 투수로 알버트 수아레즈를 영입했다. 2022시즌에 '올인'한 것이다. 선수단 짜임새가 외국인 투수 교체로 애를 먹었던 2021시즌보다 더 나았다. 기대가 컸던 올 시즌 성적이 고꾸라졌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내부 회식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개막전 엔트리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후에는 구자욱(햄스트링) 강한울(손가락) 양창섭(어깨) 김상수(장요근) 김지찬(허벅지)을 비롯한 1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허삼영 감독의 경직된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81경기 타율이 0.231에 불과한 강민호는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주전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오른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공을 던지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5경기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1패만 기록한 백정현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부진에 빠진 선수를 과감하게 엔트리 제외하지 못하면서 라인업의 유연성이 떨어졌고, 이는 성적 추락으로 연결됐다. 기대가 컸던 데이터 야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후반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허삼영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가 감독으로 거둔 성적은 통산 178승 16무 188패(승률 0.486)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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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3위 겨냥' 양현종·'1위 수성' 안우진...광주 달굴 선발 빅매치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KIA와 키움은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 2차전에서 나란히 토종 에이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지난주 일요일(5일) 수원 KT 위즈전에 등판한 양현종은 순번이 돌아왔고,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휴식을 취한 안우진은 10일을 채우고 바로 복귀전을 치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던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로 복귀, 이름값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등판한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41(리그 5위)을 기록했다. 안우진은 주 무기 강속구의 위력이 여전하고,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31(4위)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 공동 1위, 탈삼진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5월 등판한 6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KBO 월간 최우수선수(MVP)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양현종과 안우진 모두 각각 키움과 KIA 타선을 상대로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다. 양현종은 2021시즌 KBO리그를 잠시 떠났고, 안우진도 한 단계 성장했기 때문에 종전 상대 전적은 유효한 데이터로 볼 수 없다. 보강이나 이탈 등 타선의 화력과 성향이 달라지기도 했다. 양 팀 타선의 최근 페이스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팀 타율(0.284) 홈런(30개) 타점(151개) 모두 1위에 오른 KIA는 6월 레이스에서는 잠시 화력이 줄어들었다. 팀 타율(0.239)은 8위, 득점(36점)은 6위다. 최형우와 나성범, 리그 대표 왼손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 반면 5월 KIA 반등을 이끈 '주역'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여전히 컨디션이 좋다. 키움은 간판타자 이정후의 타격감이 꾸준하고, 성장한 젊은 선수들의 공격 기여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도 4·5월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했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입단 5년 차' 내야수 김수환의 타격감도 주목된다. 두 투수 모두 개막전 선발로 나선만큼 상대 1·2선발급 투수와의 선발 맞대결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투수를 자주 만난다. 양현종은 상대 선발이 외국인 투수가 나왔을 때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 안우진도 SSG 랜더스 윌머 폰트와의 맞대결에선 흔들렸지만,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를 상대로는 판정승을 거뒀다. 에이스급 국내 투수 맞대결은 '빅매치'로 불리며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안우진은 바로 전 등판(5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년 후배이자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한 마운드에 올랐다. 양현종도 지난달 25일 삼성전에서 원태인을 상대 선발로 만났다. 두 투수 모두 원태인을 상대로는 판정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3연속 '에이스 깨기'에 성공한 4월 중순, SSG 에이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기량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역동적이라고 보는 김광현의 투구 스타일을 더 좋아했다고.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좌완에 원숙미를 갖춘 양현종, 우완에 파이어볼러 안우진. 서로 다른 유형에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투수들의 맞대결이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낸다. 양현종은 10일 기준으로 통산 152승을 거뒀다. 5일 KT전 등판에서 통산 153승 달성에 실패하며, KBO리그 역대 다승 단독 3위 등극을 놓쳤다. 이 부문 2위(161승) 정민철(현 한화 이글스 단장)의 기록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일단 현재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이강철(현 KT 감독)부터 앞서면, 당분간 기록 이슈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양현종에게 11일 키움전은 중요하다. 안우진도 승부욕이 커질만하다. 그는 원태인과의 승부에 앞서 지난달 13일 만난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도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에이스 깨기' 리스트에 양현종을 적을 수 있는 기회다. 이날(11일) 현재 시즌 다승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폰트도 한화전에 등판한다. 다승 1위를 수성하는 것도 그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6.1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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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완전 제압' 양창섭, 선발진 진입 청신호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양창섭(23)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리그 대표 '거포' 나성범을 제압했다. 5선발 진입 청신호를 켰다. 양창섭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정예 라인업으로 나선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양창섭은 KIA 이적생 나성범을 꽁꽁 묶었다. 1사 1루에서 상대한 1회 초 첫 승부에서는 병살타를 유도했다. 시속 139㎞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타자 허리띠 높이에 뿌렸다. 구위에 밀린 타구가 유격수 이재현 앞으로 향했다. 6(유격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1-0으로 앞선 3회 초엔 1점을 내줬다. 2사 1·2루에서 김선빈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위기에서 다시 한번 나성범을 잡았다. 초구 포크볼 이후 5구 연속 직구를 뿌렸다. 과감한 몸쪽(왼손 타자 기준) 승부가 돋보였다. 결국 풀카운트에서 몸쪽 공으로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얻어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4·5회도 실점 없이 막은 양창섭은 6회 초 나성범과의 세 번째 승부에서도 범타를 유도했다. 앞선 3회와 달리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슬라이더에 정타가 나왔지만,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았고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앙창섭은 후속 최형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나지완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경기 전 허삼영 감독은 양창섭의 제한 투구 수로 80구를 예고했다. 양창섭은 79개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해냈다. 2018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에 지명된 양창섭은 데뷔 첫 시즌(2018)부터 19경기에 등판, 7승(6패)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현재 국내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2019년 1차 지명)보다 먼저 삼성 마운드의 신형 엔진으로 기대받은 투수다. 부상에 발목 잡혔다. 2019시즌 대비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 치료를 마친 2020시즌 후반기 복귀했고, 불펜 주축 자원으로 기대받기도 했다. 그러나 허리 부상까지 당하며 2021시즌 9경기 등판(1군 기준)에 그쳤다. 유망주에서 아픈 손가락이 내려앉은 양창섭. 재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마침 지난 1월 화촉을 밝히며 책임감도 커졌다. 이를 악물었다. 삼성은 왼손 투수 최채흥이 입대하며 선발진 한 자리가 비었다. 비활동기간과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양창섭은 5선발 후보로 올라섰다. 장필준, 허윤동, 이재희 경쟁 중이다. 6일 SSG 랜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스피드 시속 145㎞를 뿌리며 리허설 무대를 잘 마쳤다. 그리고 이날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 등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포진한 KIA 타선을 잘 막아내며 허삼영 감독에게 경쟁력을 어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3.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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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최고투수상, '통합 우승' 주역 고영표 VS 토종 '다승 1위' 듀오

2021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투수는 누구일까.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최고투수상을 두고 KBO리그 대표 투수들이 경쟁한다. 올 시즌 KT 위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우완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30)가 선두주자다. 그는 정규시즌 등판한 26경기에서 11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 투수 중 이닝당 출루허용률(1.04), 9이닝당 볼넷(1.46개), 평균 소화 이닝(6과 3분의 1이닝), 최소 피홈런(9개) 부문 1위에 올랐다.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총 21번 해냈다. 이전 10년(2011~2020) 동안 단일 시즌 20QS를 기록한 국내 투수는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 양현종뿐이다. 고영표가 국내 투수 자존심을 지켰다. 정규시즌 KT 토종 에이스로 활약한 고영표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는 불펜 조커로 투입됐다. 허리진이 헐겁다고 판단한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를 내세워 팀 약점을 지웠다. 고영표는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사이를 잇는 탄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2020 도쿄올림픽도 출전했다. 숙적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실점 하며 호투했다.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왼손 투수 백정현(34)도 강력한 수상 후보다. 그는 올 시즌 등판한 27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부문에서 국내 투수 1위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이닝과 탈삼진 모두 커리어하이다. 1~2선발급 투수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백정현의 강점은 안정감이다. 정규시즌 단 한 번도 6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5회 이전에 강판된 등판도 없다.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 투수다. 연말 시상식에서 이미 최고 투수상 2관왕을 차지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원태인(21)도 수상을 기대할 수 있다. 원태인은 정규시즌 등판한 26경기에서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첫 7경기에서 45이닝을 소화하며 5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1.00. 기자단 투표로 정해지는 4월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한국야구 마운드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된 투수다.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더 좋아졌다. 약점도 지웠다. 지난해까지는 후반기에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기복을 줄였다. 원태인도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데뷔 3년 차에 리그 대표 투수로 올라섰다. 안희수 기자 2021.12.0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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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손아섭의 평균 수렴, 끝내 도착한 3할

'악바리' 손아섭(33)이 긴 부진의 터널을 뚫고 나왔다. 그리고 끝내 3할 타율에 도착했다. 손아섭은 KBO 역대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KBO리그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 3위(0.324)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고(故) 장효조(0.331)와 NC 박민우(0.326) 다음이다. 그만큼 내로라하는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2007년 롯데(2차 전체 29순위) 입단해 2010년 주전으로 발돋움한 뒤 3할 타율을 놓친 시즌은 2019년이 유일하다. 당시에도 타율 0.295로, 아쉽게 10년 연속 3할 달성에 실패했다. 팬들 사이에서 "손아섭 부진을 걱정하는 건 쓸데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이유다. 올 시즌 부진은 심각했고, 오래 진행됐다. 개막 후 두 달이 훌쩍 지나도록 손아섭은 3할 타율을 한 번도 밟지 못했다.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0.272를 기록했다. 5월 타율은 0.259로 더 낮아졌다. 그의 표정은 늘 어두웠다. 그를 향한 따가운 시선이 생겼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일들의 연속이었다. 손아섭은 이달 안타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사직 삼성전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 시즌 처음으로 3할 타율 고지를 점령했다. 개막 후 이렇게 오랫동안 3할 타율 터치가 늦었던 건 올해가 처음이다. 손아섭은 22일 NC전 2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298로 떨어졌다. 그러나 23일에는 5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04를 기록했다. 24일 역시 5타수 3안타를 쳐 어느덧 0.309까지 올랐다.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손아섭의 타율은 0.410다. 6월 타율은 팀 동료 정훈(0.416)에 이어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다. 손아섭이 살아나니 롯데도 반등하고 있다. 5월까지 승률 0.341로 꼴찌로 처졌던 롯데는 이달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KIA를 끌어내리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손아섭이 그 선봉장에 있다. 롯데는 지난 10일 두산전에서 4-1로 앞서다 9회 초 4-4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처진 순간, 손아섭은 9회 말 2사 3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지난 18일 삼성전에선 2-0으로 앞선 5회 삼성 선발 원태인으로부터 3점포를 터뜨렸다. 올 시즌 출장한 59번째 경기 만에 기록한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23일 NC전에서는 2-2로 맞선 5회 1사 2루에서 결승타를 기록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부진은 몇 가지로 이유로 풀이된다. 올 시즌 종료 후 개인 두 번째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의욕과 부담이 동시에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장타 생산에 욕심을 내고 타격 자사에 변화를 준 것이 악영향을 끼쳤다. 그가 타율 2할 중반을 오르락내리락했을 때, 가장 심각한 건 장타력 감소였다. 5월까지 장타율은 0.293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56명 중 55위였다. 홈런도 없었지만, 2루타가 크게 줄었다. 손아섭은 "선수라면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나. 지난해 부족했던 홈런(11개)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홈런을) 늘리고 싶었다. 그래서 변화를 준 것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시작이 꼬이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2017년 20홈런, 2018년 26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홈런타자로 변신을 꾀하다가 생애 처음으로 2할 타율 부진을 경험했다. 그 실패를 올해도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반등에 성공했다. 악바리 정신 덕분이었다. 그는 슬럼프가 시작되자 어김없이 '나 홀로 훈련'을 했다. 손아섭은 "거의 두 달 정도 실내야구장을 빌리다시피 했다"라고 말했다. 또 사령탑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휴식을 줄 때, 손아섭은 계속 출전 의지를 보였다. 경기를 뛰면서 슬럼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였다. 손아섭은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루틴을 신경 쓴 덕분에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아직도 야구를 배우는 중이다. 은퇴할 때까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2021시즌은 지금부터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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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S] FA가 타이밍이라면 강민호는 그 타이밍을 스스로 만든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건 프로선수의 꿈이다. 대형 계약으로 큰돈을 벌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그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KBO리그 선수는 1군에서 8~9년을 뛰어야 FA(재취득은 4년)가 된다. 꾸준하면서도 오래 활약해야 달 수 있는 일종의 '훈장'이다. 선택받은 몇몇 선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삼성 포수 강민호(36)에게 올 시즌은 특별했다. 2017년 11월 사인한 FA 4년 계약(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의 마지막 해로 시즌 뒤 FA로 풀릴 예정이다. 성적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 FA 계약의 특성상 2021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개막 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삼성에서 뛴 첫 3년(2018~2020) 동안 타율 0.264를 기록했다. 잔부상에 시달려 연평균 120경기(정규시즌 144경기) 출전에 그쳤다.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활약은 기대를 밑돌았다. 2019년에는 개인 최저 수준인 타율 0.234를 기록하기도 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가 큰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반등이 쉽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강민호는 예상을 깼다. 9일까지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1(154타수 54안타)을 기록했다. 독보적인 타격감으로 4할대 타율을 유지 중인 강백호(KT)에 이은 타격 2위. 출루율(0.401)과 장타율(0.519)을 합한 OPS도 0.920로 높다. 그가 5할대 장타율과 4할대 출루율을 넘긴 건 롯데 시절인 2016년이 마지막.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젊은 투수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지난 6일 시즌 7승을 달성한 뒤 "강민호 선배를 만난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지난달 27일 창원 NC전에서 부진했던 원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 따르면 '연봉에 비하면 넌 엄청난 성적을 내는 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부담이 있을 텐데 편안하게 던져보자'고 다독였다. 공교롭게도 원태인은 다음 등판에서 승리했다. 지난 4일에는 롯데 후배 박세웅에게 메시지도 받았다. 박세웅은 그날 수원 KT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으로 시즌 3승째를 따낸 뒤 강민호에게 '형 덕분에 잘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강민호는 "롯데 주전 포수가 됐다고 생각한 2013년과 2014년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뭔가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고꾸라졌다"며 "어린 나이에 경기 뛸 때는 선배밖에 없었다. 지금은 후배를 데리고 경기해야 하는 입장이다. 야구 인생이 길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올해 못하더라도 내년, 내후년이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2월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는 몸이 매년 좋아지는 것 같다. 아침 6시 반쯤 출근해 7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대단하다"며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니까 본인이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민호는 '얼리버드'를 자처하며 몸을 만들었고 그 결과 8일 개인 통산 1900번째(역대 21호) 출전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몸 관리를 잘해서 박용택(전 LG) 선배의 영광스러운 기록(2236경기 출전)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 시즌을 준비하며 건강하게 3년 정도 더 뛰면 그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흔 살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예비 FA라는 걸 고려하면 뼈있는 말이기도 했다. FA는 흔히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계약 직전 개인 성적과 FA 시장 분위기 등이 고르게 맞물려야 빅딜이 가능하다. 이미 강민호는 2013년 11월 롯데와 4년 총액 75억원, 2017년 겨울 삼성과 계약하며 두 번의 '대박'을 쳤다. 모두가 어렵다던 세 번째 FA 계약을 앞둔 강민호가 스스로 타이밍을 만들고 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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